계시판/시인 김삿갓

시인 감삿갓 파격시

공기돌 바오로 2020. 5. 23. 20:05

파격시(破格詩)

天長去無執 (천장거무집 ▶ 천장엔 거미집)
花老蝶不來 (화로첩불래 ▶ 화로에 곁불내)
菊樹寒沙發 (국수한사발 ▶ 국수 한 사발)
枝影半從池 (지영반밤종지 ▶ 지렁이 반 종지)
江亭貧士過 (강정빈사과 ▶ 강정 빈 사과)
大醉伏松下 (대취복숭아 ▶ 대추 복숭아)
月移山影改 (월리산녕개 ▶ 워리 사냥개)
通市求利來 (통시구리래 ▶ 통시엔 구린내)

하늘은 멀어서 가도 잡을 수 없고
꽃은 시들어 나비는 오지 않네.

국화는 찬 모래밭에 피어나고
나뭇가지 그림자가 반이나 연못에 드리웠네.

강가 정자에 가난한 선비가 지나가다가
크게 취해 소나무 아래 엎드렸네.

달이 기우니 산그림자 바뀌고
시장을 통해 이익을 챙겨 오네.

 

뜻으로 보면 자연을 누비던 자신이 술에 취해 있는 것을 읊은 것이지만,
글자를 우리말 음으로 읽으면 돈이 없어 세상에 버려질 수밖에 없는
'가난'의 참상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계시판 > 시인 김삿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을 보다 김동주 시인  (0) 2021.03.01
상사화 이해인  (0) 2019.09.23
김삿갓 돈.  (0) 2019.08.10
錢 ( 전 )---돈   (0) 2019.08.10
시인 김삿갓 추석  (0) 2018.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