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판/시인 김삿갓 6

산을 보다 김동주 시인

산을 보다 김 동 주 침묵하는 산은 꼭지마다 전설 하나씩을 이고 서서는 장대한 가슴으로 계곡을 품고 더 넓은 심사로 수목을 안고 우주의 끌을 향하는 능선을 앞세우고 숱한 이야기와 꽃을 피우고있다 바람이 멈춰서는 7부능선 가로 질러 자연은 소리내어 신음을 한다 사정없이 잘여버린 산비탈의 원시림도 아픔에 겨워하고 그것은 우리의 금수강산을 훼집는 울림이다 분별없고 이기심에 초점 흐린 우리들의 본성에 산은 고통에 몸부림하다 때로는 무진장의 구토를 하여 천년 종가의 평화를 허물기도하고 아래로 흩어져 뒹구는 산의 흔적들 부셔진 영혼의 흔적이 쌓여도 산은 토양으로 수목을 키우고 생명을 안아주는 터전이 되고 그늘을 만들면서 자연에 기대사는 우리를 보듬는다 우리는 언제나 산에서 순환하는 진리를 배우며 살고있다 언제가는 ..

시인 감삿갓 파격시

파격시(破格詩) 天長去無執 (천장거무집 ▶ 천장엔 거미집) 花老蝶不來 (화로첩불래 ▶ 화로에 곁불내) 菊樹寒沙發 (국수한사발 ▶ 국수 한 사발) 枝影半從池 (지영반밤종지 ▶ 지렁이 반 종지) 江亭貧士過 (강정빈사과 ▶ 강정 빈 사과) 大醉伏松下 (대취복숭아 ▶ 대추 복숭아) 月移山影改 (월리산녕개 ▶ 워리 사냥개) 通市求利來 (통시구리래 ▶ 통시엔 구린내) 하늘은 멀어서 가도 잡을 수 없고 꽃은 시들어 나비는 오지 않네. 국화는 찬 모래밭에 피어나고 나뭇가지 그림자가 반이나 연못에 드리웠네. 강가 정자에 가난한 선비가 지나가다가 크게 취해 소나무 아래 엎드렸네. 달이 기우니 산그림자 바뀌고 시장을 통해 이익을 챙겨 오네. 뜻으로 보면 자연을 누비던 자신이 술에 취해 있는 것을 읊은 것이지만, 글자를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