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 코미, 방

여 인 도

공기돌 바오로 2009. 8. 4. 05:12
 

▒▒  여인도(女人島) ▒▒ 



이조 중종 때의 일이다. 
뭍에서 멀리 떨어진 남해의 절해 고도에 
여자들만이 사는 여인도(女人島)가 있었다. 
그 풍문을 듣고 단신으로 뱃길에 오른 김 서방은 
천신만고 끝에 섬을 찾아내어 올랐다. 
섬에서는 김 서방의 난데없는 출현에
온통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술렁거렸다
 
외계와 절연된 고도의 여인들에게 
있어 김 서방은 난생 처음 보는 
외계인이었기 때문이다. 
김서방은 상상했던 것이 
막상 현실로 나타나고 보니, 

더욱이 여인들의 자태가 한결같이 
아름다웠으므로 취하다 못해 
넋을 잃을 지경이었다. 
이윽고 김 서방은 여인들로 
에워싸인 채 어떤 게로 안내되었다
 
그 여인은 김 서방에게 
공손히 인사한 후, 
추장에게 곧 알현을 해야하니 
샘터에 가서 목욕을 하라면서 
한 아름다운 젊은 여인을 
불러 시중들도 내렸다

여인을 따라 샘터에 당도한 
김 서방은 바닷물에 찌들은 옷을 벗었다.
이때 시중들던 여인이 김서방의 
몸을 보더니만, " 
어머! 꼬리도 있네?; 
 
손님의 몸은 저희들과 아주 
다르게 생겼군요. 
"하면서 매우 신기하다는 듯 
만지작 만지작 했다.
 
김서방은 
"남자와 여자는 본디 다른 법이오." 
라고 뽐내면서 만지게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왜 꼬리가 자꾸만 커지면서 
딴딴해질까요?" 
여인은 별 괴상한 것을 다 본다는 듯이 
눈을 휘둥그렇게 떳다. " 
그것은 여자가 만지면 커지라고 
생긴 물건이기 때문이오. " 

" 참 신기한 물건이군요. 
그런데 이 주머니는....? 
" " 으윽! 
그렇게 힘주면 큰일나요. 
그건 남자에게만 있는 
아주 귀중한 씨주머니라는 건데..." 
" 씨주머니요 ? 
어머, 그러고 보니 감자같은 것이 
두개나 들어 있네. 
어떻게 꺼내 볼 수가 없나요? "
 
하면서 여인이 손아귀 힘으로 
훑어내려고 하는 바람에 질겁을 한 
김 서방은 후다닥 물속에서 뛰어나오고 말았다. 
목욕을 마친 김 서방을 다시 어여쁜 여인의 안내로 
추장을 알현하게 되었다. 

추장은 나이가 삼십 안팎의 매우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듣자하니 손님의 몸에는 
괴이한 꼬리가 달려 있다는데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이오? 
"추장은 김 서방을 보자마자 
심히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다짜고짜 물었다.
 
김 서방은 냉큼 바지를 벗고 
추장 앞으로 다가섰다." 
이 꼬리같이 생긴 몽둥이는 
도대체 뭣하는 거요?" 
김 서방의 물건이 벌써부터 
잔뜩 성난 상태였으니 
몽둥이란 말을 들을 만도 했다.
 
" 네. 이것은 여자의 배앓이를 
치료해 주는 소제봉(掃除棒)이라는 
연장이옵니다. 
" 김 서방이 능청스럽게 이렇게 대답하자, 
추장은 무릎을 탁 치면서 " 
그것 참 신기한 연장이군요. 
내가 요사이 배앓이로 
잠을 잘 이룰 수가 없었던 참이었는데, 
그 연장으로 고쳐 줄 수가 없겠어요? 
"하고 눈을 빛냈다.
 
그러하오니 제가 시키는데로 
옷을 모두 벗으시고 침상에 누우십시오. 
" 추장이 옷을 벗고 침상에 눕자 
김 서방은 자신의 소제봉을 앞세우고 
추장에게 다가갔다. 
이리하여 소제 작업은 정성스럽게 시작되었다
 
추장은 처음 겪어보는 형언할 수 없을 
만큼 황홀한 작업이라 교태 섞인 소리로 
소제봉을 빼지말고
천천히 오래오래하라고 당부했다. 
 
" 추장님! 
소제작업이 이제 끝났습니다. 
어떻습니까? " 
" 그 소제작업이 참 좋군요, 
배앓이는 이제 씻은 듯이 가셨고 
십년 묵은 체증이 다 떨어질 정도로 
황홀하고 후련하네요....
 
앞으로 소제작업을 자주 해주시오" 
추장은 땀이 송알송알 내밴 
얼굴을 치켜들면서 극히 만족스러워했다. 
이후부터 김 서방은 추장의 주치의로서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추장의 부름을 받기만 하면 
정성스레 배앓이 치료를 해주었다.
 
그 소문을 듣고 찾아 오는 
배앓이로 잠 못 드는 수많은 
외래환자들도 치료하는데 게을리하지 않았다. 
近視死馬目 가까이서 보면 죽은 말 눈같이 보이고
遠看舊年瘡 멀리서 보면 오래된 부스럼자욱 같네.
兩脣無一齒 양 입술은 있어도 이는 다빠지고 없는데
能食數萬糧 수 많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도 먹네.
            - 옮겨온 이야기 -  ▲ 隨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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