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스크랩] 전쟁 좀 하지 마라 변태들아!

공기돌 바오로 2006. 7. 31. 21:55
 

[삼천포미술관] 전쟁에서 살아남기

 

 

Goya [사람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What more can one do?)] 1812-1815

 

전쟁의 참상

 

1808년,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이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를 점령했다. 스페인의 민중은 침략자에 맞서 싸웠고, 학살당했다. 궁정화가였던 고야는 동판화로 [전쟁의 참상(Los desastres de la guerra)] 연작을 제작했다. 위의 작품도 그 연작 중 하나로 제목은

"사람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200년 전, 고야의 절규는 지금까지 끝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보다 더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 오늘날의 전쟁은 더욱 잔인해졌고,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죽어나는 끔찍한 살육이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고야가 최근 이스라엘의 침략으로 사망한 레바논 아이들의 사진을 본다면, 귀머거리의 집에서 뛰어나올지도 모르겠다. (관련자료 : 레바논의 민간인 희생자들)

 

 

Goya [위대한 업적! 죽음으로! (Grande hazaña! Con muertos!)] 1810-1815

 

이 작품도 고야의 [전쟁의 참사] 연작 중 하나이다. 포박당해서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의 사지를 절단하고 전시품처럼 나무에 걸어놓은 모습, 전쟁은 사람을 사람이 아닌 존재로 만든다. 강자는 괴물이 되고 약자는 괴물의 노리개가 된다.

 

 

Jake and Dinos Chapman [Great deeds! Against the dead!] 1994

 

영국의 제이크와 다이노스 채프만 형제는 고야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아래의 작품을 제작했다. 현대적 소재인 플라스틱 수지로 재현된 희생자의 모습은 여전히 참혹하다. 고야 이후로 동시대의 채프만 형제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역사를 통해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 걸까? 전쟁은 계속되고 사람이 죽는다. 전쟁의 기술은 여느 산업분야와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진화했으며, 칼과 소총으로 무장한 기마대에서, 미사일을 탑재한 전투기와 항공모함으로 진화한 현대의 군대는 보다 '쉽고 빠르게' 살육을 자행할 수 있다.

전쟁은 대규모의 살인이기 때문에 나쁘다는 윤리적인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하겠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극소수의 권력자들이 이익을 얻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착취의 과정이 전쟁의 시나리오라는 점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전쟁의 속성은 강자의 이익을 위해 약자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점이다.

채프만 형제는 일년에 걸쳐 제작한 디오라마 작품으로 전쟁의 속내를 세세하게 묘사한다.적군과 아군을 구분할 수 없는 아비규환의 도살장에서 광기에 휩쓸린 이들은 지옥을 체험한다. 그런데 이들에게 전쟁을 명령한 이들은 어디 있는가?

 

 

Jake and Dinos Chapman [지옥 Hell] 2000

 

어째서 전쟁은 계속되는 것일까? 그들은 왜 전쟁을 계속하는 것일까? 단언컨대, 돈 때문이다. 전쟁 중에 군수물자를 팔아먹는 장사꾼들과 무기를 팔아먹는 악당들, 전후 패전국에 기어들어가 공공서비스를 선점해버리는 다국적기업들 그리고 이들에게서 세금을 뜯어내는 제국의 정부는 돈을 벌기 위해 계속해서 전쟁을 일으킨다. 종교든 민족이든 국가든 위대한 가치는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때 써먹는 구실에 불과하다. 제국주의 국가의 경쟁심과 탐욕은 전쟁을 통해 다음 전쟁의 씨앗을 심고 있을 뿐이다. 

 

(전쟁광에게 일침날리러 가기 : 전쟁 좀 하지 마라 변태들아!)



전쟁에서 살아남는 방법

어쨌든 전쟁은 현실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제국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해보도록 하자.

전쟁에서 민간인이 살아남는 방법

- 군인들에 대비

전쟁중에 민간인은 절대로 군인을 놀라게 하지 말아야 한다. 군인들 앞으로 뛰어든다든지 소리를 지른다든지 하는 행동을 하면, 극도의 긴장감으로 신경이 과민해진 군인들은 상대가 무장을 했든 안 했든 일단 발포하고 말 것이다. 물론 어떤 위협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민간인을 보고 놀란 군인이 그를 향해 발포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그러므로 민간인들은 군인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군인의 눈에 띄지 않는 것도 곤란하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 많은 민간인들이 땅굴 속에서 살해당했는데, 미군과 한국군이 그들을 살해한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군인인지 민간인인지 분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땅굴이나 깊숙한 건물 등 군인들이 상대를 식별할 수 없는 곳에 숨어있는 일도 위험하다는 말이다.

군인의 눈에 띄는 것도, 군인의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위험한 일이므로, 군인들이 없는 지역에 머무르는 것이 가장 좋다.(물론 전시에 이런 지역은 거의 없다.) 적군이든 아군이든 총을 든 군인은 실수로든 의도이든 민간인을 죽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여성이라면 강간과 성폭행 등의 사건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한 명 또는 한 무리의 군인들이 음험한 기색으로 다가올때, 눈을 감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면서 순순히 몸을 맡긴다면, 살아남을 확률이 조금 있을지도 모른다.

- 세균전에 대비

전쟁 중에 안전한 식수와 식품을 구하기는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전쟁 중 기아로 사망한 경우는 통계를 낼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에, 차라리 세균무기의 위험을 더 심각하게 고려해보자. 기초적인 대인용 세균무기로는 장티푸스, 콜레라, 디프테리아 등이 있는데 이에 대비하여 식수는 반드시 끓여먹고, 통조림 등 살균가공된 식품만을 먹도록 하자.

하지만 이렇게 대비해도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생물무기의 문제가 남아있다. 특히 호흡기형 탄저균은 사망률이 90%이상으로 치명적이다. 미국 부시 행정부는 인체에 가장 치명적인 탄저균, 페스트균, 보툴리누스균 등을 조종·변형·실험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소를 건설한다고 하는데, 앞으로의 전쟁에서는 개인이 물과 음식을 조심하는 정도로는 살아남기 어려울 듯 싶다. 따라서 미리 무림 고수들과 접촉해 스물네시간동안 숨을 쉬지 않고 견디는 호흡법을 전수받아 두는 것이 좋겠다.

- 공중 폭격에 대비

전쟁 초기라면 군인들의 행렬과 함께 피난을 떠나는 것도 안전한 방법일 수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이는 무엇보다 더 위험할지도 모른다. 적군이 이쪽의 군인들을 폭격하는 과정에서 민간인이 희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군부대나 군사 지역 근처에서 머무르는 것도 위험하다. 영화 월컴투동막골에서 미군이 동막골을 군사기지로 판단하고 폭격하는 장면은 영화적 과장이 아니다.

2차세계대전 말기에는 피난민들이 몰려든 드레스덴에 미국와 영국의 항공기가 대규모 폭격을 가하여 단 하루만에 10만명이 목숨일 잃었다. 이런 (의도적인 또는 민간인을 고려하지 않은) 오인사격과 폭격으로 민간인이 사망하는 사건은 지금도 이라크에서 계속되고 있다. 목표물만을 정확하게 포격하는 정밀폭격은 훈련 중에나 가능한 일이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에 대비하여 호흡법과 더불어 축지법. 공중부양법 등의 비기도 배워오는 것이 좋겠다.

- 원폭에 대비

만약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강렬한 빛이 느껴진면 절대 그쪽을 돌아보지 말자. 원폭의 섬광으로 시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그 빛을 보았다고 하더라도 암흑의 삶을 두려워하지는 말자. 대개는 시력과 함께 목숨도 잃을테니 말이다.

히로시마에서 4.5톤의 원자폭탄이 터졌을 때 시 전체 인구 40만명 중 1/4이 하루 내에 사망했다. 또한 원폭 이후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절반이 넘는 23만명에 달한다. 원폭 피해자들의 후유증을 보면 원자폭탄이 떨어지는 순간 죽은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 대재앙에 대해서는 어떤 대비책도 없다. 현재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으로 공식적으로 6천개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다. 전세계에는 3만개 정도라고 하는데, 이외에 얼마나 더 많은 핵무기가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전쟁에서 군인이 살아남는 방법

일단 손에 무기가 들려있으므로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치경제의 중심부와 접촉할 수 있는 배경을 가진 군인이라면, 국방부와 협의를 통해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후방의 사령부에 배치되는 것으로 살아남을 확률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줄도 빽도 가진 것도 없는 군인이라면 행운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 플루타르크는 이렇게 말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다른 이들의 유희와 부와 사치를 위해 전쟁에 나가 싸우고 죽는다."


 관련기사 : 언니들을 위한 짬밥 가이드 - 군사주의사회에서 살아가기

 

녀불꽃예술진흥위원
Marilyn(
marilyn@xddanzi.com)

 

(덧붙임) 1. 스페인어 번역에 도움을 주신 남로당의 masguapo 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 본문 마지막 문장은 [전쟁에 반대한다] (하워드 진, 유강은 역, 이후, 2003)에서 인용했습니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미국인이 자국이 일으켜온 전쟁의 진상을 고발하는 내용입니다.

3. 정작 미술에 대한 설명은 많이 부족했는데, 박홍규 선생님의 [야만의 시대를 그린 화가, 고야](소나무, 2001)을 권하고 싶습니다. Chapman 형제에 대해서는 검색엔진을 활용하시길. ^^

 

* 본 기사는 남로당(www.namrodang.com )에서 제공합니다. 퍼가실 때는 출처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 그림숲 †
글쓴이 : 작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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