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작픔/스위시제작보관

설날 아침에

공기돌 바오로 2016. 12. 29. 18:59

 
♧ 설날 아침에 ♧
설날 아침에 - 김종길 -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 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시집 <성탄제-;(1969)-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11연으로 된 주지적 서정시로 밝고 건강하고 건설적인 시상을 알기 쉬운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열띤 감정이나 감상에 사로잡히지 않고, 혼돈에 휘말려 들어가지 않으면서 긍정 적이고도 희망적인 인생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시로서 산뜻한 맛은 떨어지 나 의미면에서 우리에게 삶의 깊이를 더 하여 주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설날, 새삼스럽게 인생살이의 각박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화자는 더 높은 이상의 실현을 위해 그것을 긍정적 · 희망적 삶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대로', '꿈도 좀',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등의 표현에서 설날의 추위와 같은 험난하고 각박한 세상을 슬기로 견뎌내는 여유 있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주어진 삶을 더 지혜롭게 영위하여 기쁨과 보람을 찾자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작게는 한 가정의 어른으로서, 크게는 한 나라의 시인으로서 설날 아침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Jang.H.S. 공기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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