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공간/살아가는 이야기

※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

공기돌 바오로 2010. 1. 25. 15:48





※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




저희 신랑이 늦둥이 막내라서

저와 시어머님은 50년 나이차가 납니다...



제가 시집오고 5년만에 치매에 걸리셔서

저 혼자서 4년간 대소변을 받아냈고,

잘 씻지도 못하시고.,

딸내미들 얼굴도 못보시고.,

매일 환자식 드시고.,



저는 병원에서 간이 침대에 쪼그려서 잠들고.,

4년간 남편품에 단 한번도 잠들지 못했고.,



힘이 없으셔서 대변을 못보실때면...

제 손가락으로 파내는 일도 거의 매일이었지만...

저는 하나도 안힘들다고,

평생 이짓 해도 좋으니...

살아만 계시라고., 말할수 있었던 이유는...



정신이 멀쩡하셨던 그 5년간...

제게 베풀어 주신

어머님의 큰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제 나이 33살 먹도록 살아오면서

그렇게 선하고 지혜롭고 어진 분을...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습니다.


현재 알콜중독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계시는 친정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견디다 못해

제가 10살때 가출을 하셔서

소식없는 저희 친정엄마...

상습절도로 경찰서 들락날락 하던 친오빠...


그 밑에서 매일 맞고... 울며 불며

자란 저를 무슨 공주님인줄 착각하는

저희 신랑에게 모든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눈물을 글썽이시며 한 시라도.,

빨리 데려오고 싶다고...

2천만원짜리 통장을 내어주시며,

어디 다른 나라에서는...

남의 집 귀한딸 데리고 올때

소팔고 집팔아 지참금 주고 데려 온다는데,,

부족하지만 받으라고...



그 돈으로 하고 싶은 혼수, 사고 싶은거 사서

시집오라고 하셨던 어머님...



부모 정이라고는 전혀 모르고 자란 저는

그런 어머님께 반해...

신랑이 독립해 살고 있던

아파트를 일부러 처분하고

어머님댁에 들어가서 셋이 살게 되었습니다.



신랑 나이 10살도 되기 전에 혼자되시어,

자식 다섯을 키우시면서도.,

평생을 자식들에게 조차

언성 한번 높이신 적이 없으시다는 어머님...



50세 넘으신 저희 아주버님께서는.,

평생 어머니 화내시는걸...

한번도 뵌적이 없다고 하시네요.



정신없이 바쁜 명절날이 되면...

돕진 못할망정 튀김 위에 설탕병을 깨트려

튀김도 버리게 되고...

어머님은 저에게 1초도 망설임 없이...

"아무소리 말고 있거라" 하시고는

늙으면 죽어야 한다시며...

당신이 손에 힘이 없어

놓쳤다고 하시던 어머님...



단거 몸에 안좋다고...

초콜렛 쩝쩝 먹고있던 제 등짝을 때리시면서도

항상 외출했다 들어오실땐 군것질거리 꼭 사들고

"공주야~ 엄마 왔다~" 하시던 어머님...



어느날...

어머님과 신랑, 저와... 셋이서

삼겹살에 소주 마시다가 셋다 술이 과했는지

가슴에 담아두었던 얘기 하다가,

자라온 서러움에 너무 북받쳤는지...

저는 시어머니앞에서

펑~펑 울며 술주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황당한 며느리를 혼내시기는 커녕...

제 손을 꽉 잡아 주시며...

저보다 더 서럽게 우시며,

얼마나 서럽고 외롭고 무서웠노...?

처음부터 니가 내딸로 태어났음 오죽 좋았겠나...!!

내가 앞으로 더 잘해줄터이니

이제 잊어라..잊어라...하시던 어머님...



명절이나 손님 맞는 날이면...

상차린거 치우려고 하던 제게...

"아직 다 안먹었다! 방에 가있어라"하시곤

소리 안나게 살금 살금

그릇 치우시고 설겆이 하시려다

저에게 들켜 서로 니가 왜 하니,

어머님이 왜 하세요?

실랑이 하게 됐었죠...



제가 무슨 그리 귀한 몸이라고...

일 시키기가 그저 아까우셔서

벌벌 떠시던 어머님...

치매에 걸려 본인 이름도.,

나이도 모르시면서도...

험한 말씨 한번 안쓰시고...

그저 곱고 귀여운 어린 아이가 되신 어머님...



어느날은 저에게

" 아이고 이쁘네~~ 뉘집 딸이고~~" 하시더이다.

그래서 저는 웃으면서

"저는 정순X여사님(시어머님 함자십니다) 딸이지요~

할머니는 딸 있으세요~?"했더니

"있지~~ 서미X(제이름)이 우리 막내딸~

위로 아들 둘이랑 딸 서이도 있다~


" 그때서야 펑펑 울며 깨달았습니다.

이분은 마음속엔 제가, 딸같은 며느리가 아니라
...

막내시누 다음으로 또 하나 낳은 딸이셨다는걸...



저에게... "니가 나한텐 제일 아픈 손가락이다"

하시던 말씀이 진짜셨다는걸...



정신 있으실때, 저는 어머님께., 항상 감사하고

사랑하고 잘해 드리려고 노력은 했었지만...

제가 정말 이분을 진짜 저희 엄마로

여기고 대해 드렸었는지...

왜 더 잘해드리지 못했는지.,

왜 사랑하고 고맙단 말을...

매일 매일 해드리지 못했는지...


형편이 어렵고 애들이 셋이라서

병원에 얼굴도 안비치시던 저희 형님...

형님이 돌보신다 해도 사양하고

제가 했어야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왜 엄한 형님을 원망하고 미워했는지...



말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사무치고 후회되어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답니다.




어느날 밤 11시쯤., 소변보셨나 확인 하려고

이불속에 제 손을 넣는 순간...

갑자기 제 손에 만원짜리 한장을 쥐어 주시더군요..

"이게 뭐에요?" 했더니

소근소근 귓속말로

"아침에~ 옆에 할매 가고 침대밑에 떨어져 있드라~~

아무도 몰래 니 맛있는거 사묵으래이~" 하시는데

생각해보니 점심때쯤 아주버님도 왔다 가셨고,

첫째, 둘째 시누도 다녀갔고.. 남편도 퇴근해서.,

"할머니~ 잘 있으셨어요~?"
(자식들을 몰라보셔서 언젠가부터 그리 부릅니다)

인사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침 7시에 옆침대에 퇴원한

다른 할머니께서

떨어트린 돈을 주으시곤

당신 자식들에겐 안주시고 갖고 계시다가

저에게 주신거였어요...




그리곤 그날 새벽 화장실에 다녀왔다가

느낌이 이상해서 어머님 코에 손을 대보니

이미 어머님께서는 하늘 나라로 돌아가셨더군요...




장례식 치르는 동안에

제일 바쁘게 움직여야 할 제가...

울다 울다 졸도를 세번 하고 지쳐서 누워있느라.,

어머님 가시는 길에도 게으름을 피웠네요...




어머님을 닮아 시집살이가 뭔지

구경도 안시키시는 시아주버님과 시누이 셋..

그리고 남편과 저...

서로 부둥켜 안고 서로 위로하며,

어머님 가셨어도 안슬퍼하시게

우리 우애좋게 잘살자! 약속하며...

그렇게 어머님을 보내드렸어요...




오늘이 꼭~시어머님이 가신지...

150일째 되는 날입니다.



어머님께서 매일 제가 좋아하는

초콜렛,사탕을 사들고 오시던 까만 비닐봉지...

주변에 널리고 널린 흔한

까만 비닐봉지만 보면 눈물이 납니다.




어머님이 주신 꼬깃꼬깃한 만원짜리를

배게 밑에 넣어두고...

매일 어머님 꿈에 나오시면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려 준비하며 잠듭니다.



다시 태어나면 처음부터

어머님 딸로 태어나길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이겠죠...?

부디 저희 어머님 좋은곳으로 가시길...



다음 생애에는 평생 고생 안하시고

평생 남편 사랑 듬뿍 받으시며

사시길 기도 해주세요.





= 가져온 글 = 가식이 없고 진실한 글...


당신은 이글을 읽으신후 어떤 감동을 받으셨나요?


세상에 이런 천사같은 며늘애기 보셨습니까?


읽을수록 가슴 뭉클하고 참으려 해도 눈물 흘러 내립니다.


이 글 너무 감동적이라서


우리  ***들과 함께 볼려고 올려봅니다.

 

               ㅡ몸짱 아줌마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