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아름다운 시

거짓 이별.

공기돌 바오로 2009. 9. 24. 20:19
        거짓 이별 - 한 용 운 - 당신과 나와 이별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가령 우리가 좋을 대로 말하는 것과 같이, 거짓 이별이라 할지라도 나의 입술이 당신의 입술에 닿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거짓 이별은 언제나 우리에게서 떠날 것인가요.한 해 두 해 가는 것이 얼마 아니 된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시들어가는 두 볼의 도화(桃花)가 무정한 봄바 람에 몇 번이나 스쳐서 낙화가 될까요.회색이 되어가는 두 귀 밑의 푸른 구름이, 쪼이는 가을 볕에 얼마나 바래서 백설(白雪)이 될까요.머리는 희어 가도 마음은 붉어 갑니다.피는 식어 가도 눈물은 더워 갑니다.사랑의 언덕엔 사태가 나도 희망의 바다엔 물결이 뛰놀아요.이른 바 거짓 이 별이 언제든지 우리에게서 떠날 줄만은 알아요. 그러나 한 손으로 이별을 가지고 가는 날은 또 한 손으로 죽음을 가지고 와요.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작품에서 보여 주려는 것은 객관적 상황을 주관적 의지로 극복하려고 하는 기다림의 자세이다. 이미 임이 떠나가 버린 상황에서 그 사랑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임의 사랑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별의 조 건이나 상황을 부정함으로써 만남의 궁극적인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도 '거짓 이별'이라는 표현을 통해 객관적인 이별 상황을 주관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jang.h.s. 장 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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