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아름다운 시

♧ 달팽이입니다.♧

공기돌 바오로 2009. 8. 9. 00:18


♧ 달팽이입니다.♧
      물 바깥에서 살지요 땅바닥에 배를 깔고 무사태평 여유자적하는 마음으로 여행이나 다닙니다. 언젠가는 물 속 세상도 한번 여행 해보고 싶씁니다.동물보다 식물을 좋아합니다. 식욕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감상의 대상으로 서입니다.어느 날이었지요. 저는 여행길에서 어떤 덩굴식물 한 줄기를 만나게 되었읍니다. 저보다 몇 배나 느린 동작으로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식물이었읍니다. 그 식물은 땅바닥을 며칠 동안 기어다니다 썩은 나무둥치 하나를 붙잡더니 필사적으노 위로만 기어오르기 시작 하더군요 여름이 되었읍니다. 저는 여행에서 돌아오는길에 다시 그 식물을 만났읍니다. 그때 우연히 썩은 나무둥치 위를 처다보게 되었지요.놀랍게도 그 식물은 하늘을 향해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피워 올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름다운 꽃 한 송이도 피워 올리지 못하는 주제에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안간힘을 다헤서 기어올라 왔을까요.그리움 때문입니다. 그해 여름날 보았던 꽃 한 송이를 저는 지금도 짝사랑하고 있거든요.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 외 뿔 중에서 ♧ 공기돌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