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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입니다.

공기돌 바오로 2021. 1. 21. 14:04

옥중 특별 회견문

이재용입니다.
먼저 삼성을 사랑하시는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합니다. 올바른 처신을 하지못한 저의 불찰에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미 재판정에서 밝힌 바와 같습니다. 이제 50이 넘은 나이지만 여태 제가 살아 온 길은 저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정해진 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거의 외톨이로 자라면서 지금 생각해보니 엄청난 인간적 외로움을
겪었지만, 솔직히 그때는 몰랐습니다.

소주한잔 나눌 친구나 여행이라도 함께 할 친구, 웃고 떠들며 젊음을 만끽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나에게 너그럽게
대해주는 분들 밖에 없었고, 양보와 배려를 예사롭게 생각했습니다.

제가 박근혜 대통령의 부탁을 직접 받은 건 아닙니다.

말을 사서 정유라가
사용하도록 한 것이나 영재 센터에 기금을 지원한 것은 기업인으로서 충분히 할 수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경영권 승계 문제는
결론적으로 잘 못되었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제가 구상한 일도 아니고, 추진한 일도 아닙니다.

그룹 차원에서 결정된 일이고
보니 세부적인 내용을 알 수 없었습니다.

당시의 법으로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미 너무 커져버린 그룹의 규모로 소유권 자체가 별다른
의미가 없는 국제적 거대 기업으로 발전했지만, 그래도
창업주 할아버지의 손자로서
경영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습니다.

물론 국내외 소비자들의 도움과 사랑으로 성장하였지만, 할아버님과 아버님이 아니었다면 삼성도 없었을 것입니다.

합리적 경영도 발전에 한몫을 한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 노고의 댓가가 아버님의 불운한 죽음이었습니다.

그간  국위선양과 납세와 고용창출과 신제품개발로 국가에 대한 報答은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자의로 결정한 일들이라면 책임을 지는게 마땅하겠지만, 저로서는 이 모든 일들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게 솔직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경영권 승계 문제가  쟁점화 되었을 때 부터라도,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그간의 발생한 일들을 바로잡았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의 다른 기업들의 승계문제는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오십보 백보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 경우를 물고늘어지는 건 결코 아닙니다. 유독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연관시켜 뇌물죄를 적용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삼성에서 80억이 돈 입니까? 제가 개인돈으로 지원했어도
뇌물은 변함이 없었을 것입니다.
이 돈은 변상하겠습니다.

이제 기업을 한국에서 경영하기는 너무 힘든 것
같습니다. 물론 저희 그룹의 사회적 기여나 책임이 부족한 부분도 많아 깊이 반성합니다.

그러나 두 번다시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는게 대한민국입니다.

제가 어떻게 되건 개의치 않겠습니다.
이제 이 나라를 떠나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받은 형기는 다 채우겠습니다. 사면이란 구걸은 않겠습니다.

저희 그룹의 본사부터 제 3국으로 옮겨 가겠습니다. 이 문제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겠습니다.

저 개인의 안위나 미래를 위한다기 보다 할아버님과 아버님의 노력으로 이룩한 삼성을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시킬 수 없습니다.

마음껏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친기업의 나라로 가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키우겠습니다.

그리고 에버랜드는 어린이들을 위해 입장료를 무료로 개방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2021. 1. 20

옥중에서 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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