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작픔/스위시제작보관

호박 꽃

공기돌 바오로 2011. 7. 27. 17:41
 





선한 나무 .. - 유치환 -

내 언제고 지나치는 길가에
한 그루 남아 선 노송(老松)
있어 바람 있음을 조금도 깨달을
수 없는 날씨에도 아무렇게나

뻗어 높이 치어든 그 검은 가지는
추추히 탄식하듯 울고 있어,
내 항상 그 아래 한때를 머물러
아득히 생각을 그 소리 따라

천애(天涯)에 노닐기를 즐겨하였거니,
하룻날 다시 와서 그 나무 이미
무참히도 베어 넘겨졌음을 보았나니.
진실로 현실은 이 한 그루 나무

그늘을 길가에 세워 바람에 울리느니보다
빠개어 육신의 더움을 취함에 미치지
못하겠거늘, 내 애석하여 그가 섰던
자리에 서서 팔을 높이 허공에 올려

보았으나, 그러나 어찌 나의 손바닥에
그 유현(幽玄)한 솔바람 소리 생길 리 있으랴.
그러나 나의 머리 위, 저 묘막(渺漠)

한 천공(天空)에 시방도 오고 가는
신운(神韻)이 없음이 아닐지니 오직
그를 증거할 선(善)한 나무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로다.
-예루살렘의 닭;(1953)-


모셔온글입니다..............공기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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