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이미지 - 박남수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아침이면, 어둠은 온갖 물상(物象)을 돌려 주지만 스스로는 땅 위에 굴복(屈服)한다.
무거운 어깨를 털고 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어 노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즐거운 지상(地上)의 잔치에 금(金)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 아침이면, 세상은 개벽(開闢)을 한다.
[시상의 흐름(짜임)]
◆ 1행 ∼ 2행 : 기(起) → 생명력을 잉태하고 있는 어둠(동트기 전) ◆ 3행 ∼ 5행 : 승(承) → 어둠의 소멸 (동트는 시간)
◆ 6행∼10행 : 전(轉) → 물상의 움직임과 밝게 빛나는 아침(아침의 시작) ◆ 11행∼12행 : 결(結) → 새롭게 태어나는 세상(개벽) : 주제구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에서 시인은 어둠과 아침이라는 흔한 일상의 언어를 매개로 하여
그것이 주는 이미지를 지적인 태도로 구체화하여, 아침의 건강한 이미지를 잘 표현해 내고 있다. 보편적으로
'어둠'은 시련이나 고통 등의 부정적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지만, 이 시에서 시인은 어둠을 생명을
잠재적으로 잉태하고 있는 살아있는 건강한 이미지로 보는 것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어둠이
만물을 그 품안에 품고 있다가 아침이 되면 그 만물을 아침에게 돌려주고는 스스로는 물러서는,
어떻게 보면 전체적인 질서를 위해 자신이 양보하고 희생하는 겸 손함의 모습을 어둠에게서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아침
이라는 시간이 되어 빛 가운데 드러난 세상 만물들은 태양의 축복을 받으며 건강하고 활기차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힘차고 즐겁고 역동적이고 기쁨에 넘치는 아침 의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 시가 제공하는 이미지는 우리가 평소의 다른 시들에서 찾을 수 있는, 젖어있는 이미지들과는 다르다. 즉 이미지들이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하나도
구체적이고 한정된 의미의 이미지로 드러나 있지를 않다는 것이다. 초반부의 '꽃,새,돌'등의 사물이 어떤 구체적인 것, 가령 시인이 아침 산책길에 집 뒤의
동산에서 만난 아침의 물상들인 것으로 제시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들은 그냥 물상들인 것이다. 이런 종류의 이미지는 시인의
정의적 태도나 심정이 젖어있은 마르고 경쾌한 이미지들인 것이다. 이런 이미지를 씀으로써 시인은 자기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고서 사물 본래의 이미지에 독자들 스스로 육박해 가게 하고 있다.
노래 V.D. Crescenzo / Rondine al nido [제비는 돌아오건만] Luciano Pavarotti, 바리톤 최현수. 김동규
모셔온 글 JANG.H.S..공기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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