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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작품은 비인간적인 세계에서 생명의 소중함,
인간적인 순수함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해
달라는 간절한 기원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시는 이분 구조로 되어 있다. 선과 악의 대결,
평화와 폭력의 대결 구도가 그것이다. 즉 현실은
폭력이 난무하고 거대한 횡포 속에서 작은 평화는
무참히 깨어지는 것으로 본다. 이런 현실은 순진
성을 앗아 가고 아름다운 꿈을 짓밟는다. 천진한
미소 세계로 불의의 세계를 물리칠 수 없다는 현실
인식 에서 화자는 안타까워한다. 달에 계수나무가
박혀 있다고 믿는 어린 날의 이 천진하고 아름다운
꿈도 현실은 단호히 거부한다. 오로지 공포와 불의가
난무하는 이 세계에서 화자는 고통받으며, 그러한
세계가 물러가기를 소망한다. 이 소망은 행동적이지 않다
역사 의식에 투철한 현실 개혁적 의지가 표출되는 것도
아니다. 이 폭력의 세계를 타파하는 것은 오로지 순수
인간성의 구현뿐이라는 것이 화자의 믿음이다. 따라서
이 시는 휴머니즘 정신을 토대로 순수의 본질을 진지하게
탐구한다. 그러므로 자기 고백적 어조에 실려 소망이 드러
난다. 정한모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아가'의 이미지는
그의 시의 주제 를 암시한다. 1950년대의 시대상에 좌절
과 공포와 절망 을 경험 하면서, 그러한 어둠과 폭력성
속에서도 인간주의와 순수주의가 파괴되지 않기를 소망
하는 기원의 심정을 '아가 라는 이미지로 표상하여 드러
낸다. '아가'의 이미지는 퇴영적 의미를 갖기도 하는데,
과거지향, 유년으로의 회귀, 현실 도피,모성애에의 귀착'
등이 그러한 속성을 대변한다. 또한 '아가'의 의미는 순진
무구, 평화, 순수한 사랑 등이 있는데, 현실이 포악하고
살벌할수록 그런 속성은 그대로 드러난다. 시인은
순수성과 밝음, 소망 등을 표상하는 아가의 이미지를
통하여 전쟁과 같은 현실의 어두움, 참혹함에 대립시
키는 방식을 그의 시적 특징으로 많이 제시해 왔으며,
이 작품도 역시 그러한 분위기에 기초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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