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그시절
꽁 보리밥의 追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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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저 일을 하고 난 뒤 보리밥 한덩어리에
쪼각김치(깍두기) 한사발,
막걸리 한 잔하고 나면
그대로 녹초가 되어 버렸던 아련한 아픈 추억의 시절들이여!!
동네 물방앗간에서도 보리를 찧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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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보리밥의 추억
어느날 시골길 길목에 뉘 집 굴뚝 연기 피어나는
한적한 한옥 한 채 눈에 밟힙니다.
문득 저는 타이머신을 타고 40여년 전 산골마을
흙벽 집으로 가는 환상에 젖어들었습니다.
40년전 한여름 국민학교 교시가 끝나 집에 오는데
너무나 배가 고파 매동댁 밭에 심어진 고구마를 케~
바지에 쓱싹 문질러 먹으며 집에 돌아왔습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저는 급히 정지(부엌)로 갔지요.
항상 그렇듯이 부엌 구석지 그 자리에 걸려있는 밥
소쿠리에 꽁보리밥이 매달려 있습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라 쉴까봐 또는 개미때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소쿠리를 줄에 매어 걸어놓았지요.
커다란 양푼에 꽁보리밥을 담고 된장을 듬뿍 퍼서 싸리문밖
고추밭으로 가서 고추몇개 따서~
혼자서 얼마나 배고픔을 달랬던지
하늘도 환히 열리며 이내 배는 불뚝 올챙이가 되었답니다.
먹을 것 없던 그 시절에는 어찌나 맛이 있었던지
그리고 올챙이 배를 쓰다듬으며,
나는 태연히 송아지 앞세워 꼴망태 매고 소꼴을 배러 나갔지요.
이제는 그곳에 가면 쓰러진 빈터 자국만 남아
한그루 백양나무가만이 옛 집터였음을
알려줄 뿐이지만,
꽁보리밥에 물 말아 된장에 고추 찍어먹던
아스라한 풍경만 그림자로 남아
오늘까지 보리밥의 슬픔으로 가슴 한켠에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