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작픔/스위시제작보관 휴전선 공기돌 바오로 2010. 11. 27. 23:46 휴 전 선 - 박봉우-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번은 천둥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풍경, 아름다운 풍토는 이미 고구려 같은 정신도 신라 같은 이야기도 없는가. 별들이 차지한 하늘은 끝끝내 하나인데 ……, 우리 무엇에 불안한 얼굴의 의미는 여기에 있었던가.모든 유혈은 꿈같이 가고 지금도 나무 하나 안심하고 서 있지 못할 광장, 아직도 정맥은 끊어진 채 휴식인가 야위어가는 이야기뿐인가.언제 한번은 불고야 말 독사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이여, 너도 이미 아는 모진 겨우살이를 또 한번 겪으라는가, 아무런 죄도 없이 피어난 꽃은 시방의 자리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는가, 아름다운 길은 이뿐인가.산과 산이 마주 향한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번은 천둥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조선일보(1956)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1956년 조선일보 신춘 문예 당선작으로, 당시 시인들이 개인적이고 실존적인 문제를 천착하거나 현실과 유리된 자연이나 내면세계를 노래할 때, 민족 분단 현실에 주목한 작품으로 민족문학의 밑거름이 되고 '분단 극복 문학' 또는 '통일문학'의 가능성을 선구적으로 보여 준 작품이다. 박봉우는 '휴전선의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평가는 분단 문제나 통일 문제에 대한 그의 관심이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임을 말해 준다. 당시 냉전 이데올로기의 대립 상황 속에서도 한쪽 이데올로기에 편향되지 않고, 분단 문제를 고도의 시적 감각으로 형상화해 낸 박봉우의 이러한 선지적 인식은, 당시로서는 그리고 지금의 평가에 있어서도 매우 독특한 것이었다. 전쟁의 비극적 상황을 묘사하거나 전쟁의 비참함을 고발한 1950년대 시와는 차별성을 띠고 있다는 것, 분단 문제를 시적 상징 속에 고도로 매개화했다는 것, '분단'이 우리 민족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로 제시될 것임을 드러낸 것 등이 박봉우의 시가 갖는 중요한 의미라 할 수 있다.이 시는 6.25의 참상과 휴전, 분단의 비극적 상황을 실감나게 하는 현실 고발적인 시다. 60년대 반공 이데올로기의 열악함 속에서도 시인의 강인한 의지를 표출하여, 민족의 대화와 화해만이 공존의 길이라는 예언자적이고 선지자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시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시대적인 억압을 뛰어넘으려는 시인의 용기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미래를 선취한 시인의 자유롭고 활달한 상상력이다. 이 시의 생명력은 바로 현재적 가치를 그대로 내장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모셔온 글 JANG.H.S..공기돌. http://blog.daum.net/jsik0125/13386625?t__nil_feedback=me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